「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존은 제인과 멕시칸 음식점 치폴레에 가기로 했다. 약속시간이 되자 존은 나이키를 입고 애플워치를 찬 뒤 집을 나섰다. 치폴레에서 만난 제인은 룰루레몬 레깅스 차림에 크록스를 신은 모습이었다. 존과 제인은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겨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으로 올렸다. 이날 계산은 존이 했다. 존이 집에 도착하자 아이폰엔 제인이 벤모로 돈을 보냈다는 알람이 떠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인용)
여기에 등장하는 존과 제인은 10대의 가상인물이에요👦. 미국계 투자은행인 파이퍼 샌들러의 조사[1]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인물이죠. 파이퍼 샌들러는 매년 봄과 가을에 10대의 소비습관에 대한 서베이를 발행하는데요. 미래의 경제를 주도해갈 10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미리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어요.
그럼 이번 2021년 가을에 새로 발행된 파이퍼 샌들러의 조사 결과를 한번 볼까요?
의류와 신발 브랜드에서는 나이키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어요. 지난 5월에 공개되었던 나이키의 캠페인 광고가 10대뿐만 아니라 MZ세대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었죠. 나이키의 인기가 좋은 건 10대와 소통을 잘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10대들이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살펴볼게요. 화장품 구입처로는 울타와 세포라의 선호도가 높아요. 그리고 코스메틱과 스킨케어 브랜드에서 1위를 차지한 메이블린과 세라베는 모두 로레알이 보유한 브랜드예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들은 나이키와 로레알의 브랜드를 특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파이퍼 샌들러의 아이디어처럼 이들 브랜드에 투자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되는 5년 전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볼게요.
나이키 주식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어요. 만약 5년 전에 투자했으면 수익률이 무려 200% 가 넘어요!😲
로레알 주식은 프랑스에 상장되어 있어요. 마찬가지로 5년 전에 투자했으면 수익률이 115% 나 돼요👍.
젊은 MZ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파이퍼 샌들러의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는 결론이 났어요👌. 그래서 오늘은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지금까지 20개의 브랜드를 탄생시킨 블랭크코퍼레이션(블랭크) 을 소개해 드릴게요.
미디어 커머스
블랭크는 미디어 커머스[2] 기업이에요. 제품 기획 단계서부터 영상 등 콘텐츠 제작에 용이한 제품을 기획하고, OEM[3]으로 생산한 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판매해요. 즉, 콘텐츠로 고객에게 도달하고, SNS 커뮤니티를 통한 고객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요.
🗣 블랭크 남대광 대표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은 영상 콘텐츠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일이다.”
블랭크의 슬로건
´Life Needs Solution´ - 블랭크의 슬로건이에요. 지나치기 쉬운 생활 속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어요. 일상의 부족한 빈 공간(Blank)을 채워나가며 삶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 블랭크의 목표예요. 블랭크라는 회사 이름도 이렇게 만들어졌어요.
#블랙 몬스터로 시작한 블랭크티비
2016년 2월에 설립된 블랭크의 전신은 ´블랭크티비´였어요. 블랭크티비는 남대광 대표를 비롯해 미디어 업계에서 경험이 많은 멤버들로 구성되었죠. 그래서인지 블랭크티비에서 만드는 영상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어요.
블랭크티비는 2016년 5월에 ´블랙 몬스터´와 ´에이노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특히 블랙 몬스터의 다운펌 제품은 페이스북에서 제품을 사용하기 전과 후를 비교한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어요.
블랙 몬스터의 인기는 실적으로도 드러났어요. 6월 한 달 동안 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3개월 후엔 누적 매출 15억 원을 기록했어요. 회사를 설립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이 정도의 실적을 올린 스타트업은 정말 드물어요.
#연이은 히트상품을 탄생시킨 닥터원더
블랭크티비는 2016년 하반기에 ´닥터덴티´와 ´닥터원더´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닥터원더는 각질을 제거해 주는 ´악어발팩´과 상처 부위에 붙이는 ´원더패치´가 지금까지 밀리언셀러 제품으로 인기를 이어오고 있어요. ´혀클리너´를 대표적인 제품으로 내세웠던 닥터덴티는 현재 닥터원더 브랜드로 통합됐어요.
#블랭크의 진짜 실력! 바디럽
바디럽은 이름도 특이한 ´마약베개´와 현빈 샤워기로 유명한 ´퓨어썸´ 제품을 론칭했어요. 이 두 제품은 SNS 광고를 통해 유명세를 타서 각각 100만 개가 넘게 팔렸고, 매출은 1,169억 원이나 올랐어요. 또 제품을 고객 니즈에 맞게 구성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바디럽 홈페이지를 보면, 아쿠아치실이 포함된 시그니처 컴플리트 세트가 BEST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어요. 아쿠아치실 제품은 매번 전기와 물을 충전할 필요 없이 헤드만 교체하면 된다고 해요.
이렇게 블랭크는 소비자의 불편함과 니즈를 파악해서 제품과 영상에 잘 녹여냈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어요. 2016년에 설립해서 2017년에는 매출액 478억 원, 2018년에는 1,169억 원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했어요📈. 게다가 2017년 4월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00억 원, 2018년 5월에는 SBI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0억 원의 투자도 받았어요💰.
#블랭크의 시련, 블랭크씨와 블랭크케이
사실 이런 블랭크에게도 시련이 있었어요. 2019년에 블랭크는 여러 가지를 시도했는데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위한 ´블랭크씨´와 인바운드 여행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한 ´블랭크케이´를 설립했어요. 그리고 고간지와 허지웅답기 등 유튜브 콘텐츠도 다양하게 제작하면서 미디어 커머스로서 할 수 있는 여러 실험들을 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어요. 허지웅답기·안녕하세홈·구인구집·연애핏처링 등 새롭게 선보인 콘텐츠들은 현재 중단되었어요. 그리고 고등학생 간지대회(고간지)는 시즌 1(2019)과 시즌 2(2020)에 각각 우승한 유비와 이유나의 브랜드몰 비펙트와 해피그레이프를 론칭했지만, 지금은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보여요.
이러한 실패는 실적에도 반영되었어요. 매출액이 2017년에 478억 원, 2018년에 1,169억 원으로 144%나 증가했었지만, 2019년에는 1,315억 원으로 전기대비 4% 증가해 매출액 증가율이 급격히 낮아졌어요📉. 블랭크씨와 블랭크케이의 영업적자와 더불어 다른 사업 부문의 수익성도 낮아지면서 결국 2018년 134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9년 89억 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어요.
#다시 날아오르는 블랭크
2020년에는 빠른 의사결정으로 다시 성장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어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자회사들을 청산하는 작업을 했는데요. 2020년에 ㈜블랭크케이와 ㈜닥터덴티의 청산을 완료했고, ㈜블랭크씨도 청산을 진행했어요.
적자사업부 청산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적었던 비즈니스를 과감히 내려놓고, 기존 사업에 집중한 블랭크는 2020년에 매출액 1,624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에 대한 우려를 일축시켰어요. 영업이익도 16억 원으로 다시 흑자로 전환했어요. 결국 블랭크는 고성장하면서 수익성도 겸비한 매우 매력적인 기업으로 다시 돌아온 거죠.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라 불리는 블랭크코퍼레이션. 아마도 밀리언셀러가 될 상품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도 있었을 것 같아요. 유사 제품들이 나오면서 경쟁도 점점 심해졌겠죠. 지금은 커머스와 미디어의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베이버스 스튜디오와 베이버스 홈페이지를 보면, 미디어를 활용해 브랜딩을 강화한 커머스를 탄생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디어 커머스 기업 블랭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 그리고 그것을 커머스로 어떻게 이을 것인지에 대한 숙제가 있을 것 같아요.
블랭크에게 기대되는 부분도 있어요. 현재 블랭크는 대만·싱가포르·홍콩·중국·말레이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는데요.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2020년에는 400억 원에 달했어요. 영업이익도 60억 원이 넘어요. 해외에서도 블랭크의 제품이 먹히고 있다는 거죠. 앞으로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에 진출하게 된다면, 더욱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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